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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의 은혜 (마태26:26-29) [2021년 10월 3일, 성령강림후 열아홉째/ 세계성찬주일]
2021-10-02 18:30:04
박신진 목사
조회수   421
설교일 2021-10-03
설교말씀 마태26:26-29
설교제목 성찬의 은혜

성찬의 은혜

26:26-29

2021103[성령강림후 열아홉째/ 세계성찬주일]

 

세계성찬주일 거룩한 식탁에 초대함

매년 10월 첫째주일, 바로 오늘은 세계성찬주일이다. 1940년 미국 장로교회에서 시작된 성찬주일이, 44년부터는 미국 연합감리교회가 동참하면서 다른 국가들에서도 지켜왔다. 그후 1982년에 페루 리마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 총회에서 전 세계 교회가 함께 지키기로 결의했다. 나라마다 인종이 다르고 언어 풍습이 다 달라도, 성만찬을 통해 모든 교회와 성도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고백하는 것이 바로 세계성찬주일이다.

올해는 사실 코로나의 번창으로 거리두기를 엄격하게 해야하므로 성찬예식을 행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백신 접종으로 항체가 형성되어 이제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집회에서 포도주와 떡 같은 음식을 나누는 것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성찬을 시행하기는 어렵다고 하였다. 그러나 담임목사는 사랑하는 교우들께 방역을 하면서 성찬을 받을 수 있도록 성찬떡은 면병으로 비닐장갑을 끼고 분급하며, 성찬포도주는 따로 일회용 포도주잔에 담아 보좌위원으로부터 하나씩 받아 마실 수 있도록, 성찬위원들과 세심하게 준비하였다. 특히 올해는 성찬의 의미를 잘 설명하므로 이번 주일은 세계성찬주일의 뜻을 더욱 살리는 주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나누는 장면을 보여준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식사를 할 때에,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셨다(26). 또 잔을 가지사 감사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너희가 이것을 마시라 하셨다(27). 포도주는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28) 하셨다.

예수님이 인류에게 구원을 베풀어주시기 위해 십자가 지실 때, 제자들에게 마지막 식사를 같이 나누시며 구원을 약속해주신 것처럼, 오늘 예수님이 우리를 죄악과 불행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거룩한 식탁에 초대하신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우리를 당신의 식구로 부르시는 것이다. 하나님을 거룩한 아빠 아버지로 부르고, ‘더 이상 종의 영이 아닌 양자의 영을 주신다고 하신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8:15) 예수님은 우리를 식구로 초대하시는데, 그 자리가 바로 성만찬 자리이다. ‘아멘! 주님은 영원한 양식을 주시는 우리의 아버지십니다!’

 

주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기념함

성만찬의 신학을 우리가 먼저 이해해야 한다. 천주교는 화체설을 주장한다. 성만찬을 집례하는 사제가 빵과 포도주에 축복기도를 함과 동시에 예수님의 살과 피로 변한다는 것이 화체설이다. 초창기 개신교 전통을 제일 잘 지키고 있는 루터교는 공재설을 주장한다. 철을 달구면 철에 열이 같이 존재(공재)하는 것처럼, 성만찬 빵과 포도주에 예수님께서 공재하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좀더 나아가 성만찬을 기념으로서의 성찬은혜의 수단으로서의 성찬으로 받아들인다.

기념이란 무엇인가, 다시 상기시킨다, 기억을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성만찬이 무엇인지 잘 알고 그것을 다시 경험하고 되살린다는 뜻이다. 부부가 있다. 두 사람은 하나님이 한 몸으로 묶어주셨다. 부부는 언약을 통해 하나가 되었다. 그 증표로 결혼반지를 주고받는다. 그 반지를 보면 결혼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결혼반지를 안끼거나 함부로 하면 큰일난다. 그것은 결혼을 의미하고 그들의 하나됨을 생생하게 기억하도록 하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혼기념일을 잊지 않는다. 결혼기념일을 잊어버리면 이것은 이혼감이라고 한다. 결혼기념일에 식당에 가서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결혼식을 회상한다. 되살리는 것이다. 예수를 믿는 것도 마찬가지다. 예수 믿고 구원 받았을 때의 기쁨과 감격을 성만찬 예식을 통해 상기시킨다. 식어진 사랑이 되살아나도록 하는 것이다.

 

성찬의 의미1 -구원은총에 대한 감사

이런 점에서, 첫째로 성찬은 구속의 은혜를 고백하고 감사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진 것이고,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건져주신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임을 성찬은 보여준다. 우리 대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모든 죄를 해결해 주셨으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가 이 성찬에는 들어있다! 그 어떤 사랑도 대신 죽기까지 하는 사랑과 비교할 수는 없다. 성찬을 받을 때마다 우리는 그 은혜와 그 사랑을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맛보고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가 되었다. 6:5, “만일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가 되었으면 또한 그의 부활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가 되리라.”고 했다. 십자가와 함께 우리가 죽지 않으면 부활생명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십자가와 함께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만찬은 구원을 위한 예수의 죽으심을 보여주는 예식이다. 그럼으로 우리는 자아의 죽음으로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가 되는 것이다. 성찬을 대할 때 우리는 희생하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중심이 되어 떡과 음료로 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가 당연히, 습관적으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었다하던 것이 성찬을 받음으로 다시 살아나고 생생해진다는 것이다!

 

성찬의 의미2 -주님의 임재

이것은 그리스도의 몸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피니라.” 성만찬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오늘의 말씀에서도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하여 마지막 만찬이며 첫 번째 성찬식을 하시면서 이 말씀을 하셨다. 성찬은 스티븐 하퍼가 적절히 말한 대로, “한 사건을 아주 완벽하게 되새김으로써 그 사건이 현재에서 새롭고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것을 뜻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6:56) 주님이 성찬의 자리에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것으로, 우리는 주님의 임재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주님이 직접 떼어주신 그 잡히시던 날 밤의 현장이 오늘의 교회에서 성찬을 행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성만찬은 제자들과 나누신 마지막 만찬이 현재에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것으로서의 주님의 임재여야 한다. 먹고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과 생명을 체험하는 것이다. 그 떡과 포도주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과 함께 내가 죽는 경험을 하고, 그것을 먹고 마실 때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내가 부활의 생명으로 다시 살아일어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그 떡과 포도주를 통하여 우리는 그 밤에 성찬의 신비 속에서 주님께 우리가 받아들여졌다. 주님은 제자들의 배신과 뿔뿔이 흩어짐을 이미 아셨다. 한 제자도 주님을 지키지 못하고 부인하던 그 밤의 우리를 아시면서도 이 성찬을 기억하고 기념하라 하셨다. 우리가 약하고, 믿음이 부족하며, 항상 주님을 배반할지라도, 너희 뿐이다, 너희를 받아들이겠다, 너희에게 하나님 나라를 맡기겠다는 예수님의 언약이 이 성찬 속에 들어있다. 그 밤에 이미 주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겠으며 우리를 믿고 맡기겠다고 하셨다~!

성찬의 거룩한 예식에 압도되어 우리는 우리 삶의 좋은 면만 기억하려 한다. 그러나 우리의 더럽고, 상처받고, 잘못된 것도 받으신 주님을 기억해야 한다. 주님을 끝까지 따르겠다고 호언장담한 베드로도 그날 밤에 세 번이나 맹세하며 예수를 부인했다. 주님께 좋은 것만 드리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드릴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주님은 이 자리에 임재하셔서 현실 주님이 되신다! 우리의 모자람, 부족함, 약함, 더러움과 상처들을 다 받아주신다. 우리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으시고, 모든 것을 거기에서 새롭게 해주신다. 그밤에 제자들의 모든 것을 품으신 주님은 오늘 성찬의 자리에 임재하시어 우리의 모든 것을 받으시고 거룩하게 하신다!

 

성찬의 의미3 -세상으로 나감(소명)

티베트에는 조장 풍습이 있다. 인간이 죽으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죽은 몸을 내 것이라 하지 않고 자연의 짐승이나 질서 속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나를 선물로 자연에 돌려주는 것, 장기기증도 꺼리는 내 것 중심의 세상에서 한번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내 몸도, 내 생명도 나누어 줄 식탁이 있어야 한다. 예수님이 자신의 생명으로 식탁을 차려주시고 우리를 식구로 부르셨으니, 우리도 우리의 생명으로 세상을 위한 식탁을 차려야 한다.

우리의 밥상은 이제 한국 것만을 고집할 수 없게 되었다. 세계 곳곳의 음식이 밥상에 오르고 있다. 퓨전 밥상이 된지 오래다. 내 것으로만 사는 게 아니고, 온 세상의 것으로 사는 것이다. 우리 믿는 사람은 모두 성찬 식탁에 올려진 빵과 포도주와 같은 존재다. 하나님이 거룩하게 성별하셔서 세상이라는 식탁에 우리를 올려놓으셨다. 그러니 맛있게 부풀고 적당히 익어 넉넉하게 나누자!

우리는 매일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만나는 사람들과 하는 일을 통해서 세상을 살게 하고 먹이는 데 힘쓰도록 부름받았다.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의 식탁을 세상 모든 곳으로 옮기는 것, 그래서 모두가 다 하나님의 백성인 것을 알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생활이다. 예수님이 내게 성찬을 차려주셨으니, 우리도 그분의 생명과 구원이 되어 사람들과 일을 통해 세상을 살리고 유익하게 해야 한다. 그리스도를 먹고 마시는 성찬의 공동체에 참여한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생명을 내어주기를 기뻐하며 노력해야 한다.

선교는 무얼 굉장히 베풀어주는 게 아니라, 예수의 생명과 그 은혜를 받은 우리가 그 사랑에 감격하여 또 하나의 밥상을 차려 나눠주는 것일 뿐이다. 함께하는 봉사와 나눠주는 선교가 바로 성찬을 받은 우리가 세상을 향해 나가는 방법이다. 예수님이 그 생명을 나눔으로 나를 살리고, 예수님의 임재를 경험하여 새롭게 살게 하듯이, 우리도 그 예수 생명과 사랑과 기쁨을 세상을 향해 보여주고 나눠주는 삶을 살아감으로, 세상으로 향하여 차려진 식탁에서 거룩한 빵과 포도주가 되어야 한다.

 

치유하는 성찬

은혜를 받는 것은 설교 말씀만으로 받는 것이 아니다. 성찬으로도 복음의 핵심을 접할 수 있다. 성찬과 설교, 이 두 가지가 중요한 하나님 은혜의 통로이다. 성찬은 위에서 설명했듯이 예수님의 구원을 기념하고 생생하게 하는 방법이다. , 성찬은 예수님의 임재를 생생하게 하여 지금 우리가 거기에서 주님과 함께 하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뿐아니라 성찬은 주님의 식탁으로 초대받아 생명과 은혜를 받은 우리가 세상에 나가 식탁을 잘 차려서 온 세상을 살리는 생명의 밥상이 되게 하는 일이다. 이 성찬의 은혜가 넘치기를 바란다.

오순절계통 순복음 교단이나 천주교 일파에서는 성찬의 중요성을 알아, 특히 성찬이 치유의 은혜가 있는 것으로 본다. 성찬을 받을 때 병이 고침 받는다. 피는 영적인 죄를 사해주는 것이고, 빵은 육신을 강하게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성찬예식은 영과 육이 아울러 치료받는 것이다. 함께 고침받는다! 이것이 바로 성만찬이라는 것이다. 이것도 진리다! 영과 육은 상호관계가 있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 성찬을 받아 그리스도와 연합될 때 우리 심령이 힘을 얻으며 자유함을 얻고 건강해진다. 이와 함께 우리의 병든 육체도 힘을 얻어 병을 이기고 치료되는 역사가 일어난다.

세계적 전염병 창궐, 펜데믹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세상은 고통 가운데 창조주 하나님의 치유를 기다리고 있다. 이때 또 한 번의 성찬주일을 지낸다. ‘주여, 나와 우리 가족과 온 세계를 주의 성찬으로 치유하여 주소서!’ 성찬의 은혜를 간구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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